요세미티 국립공원과 파인 마운틴 레이크에서 보내는 우리 부부만의 여행법. 감성과 여유가 흐르는 세컨드홈 라이프, Groveland에서의 커피 한 잔, BBQ의 순간까지 천천히 살아보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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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마운틴에서의 우리만의 힐링 루틴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요세미티 근처에 세컨드 홈을 두고 있어요.
타운하우스 형태의 집이라 독립 주택은 아니고, 양옆 이웃과 벽을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겉보기엔 5층 구조처럼 보이지만, 반층마다 공간이 나뉘어 있어 실제 체감은 3층 정도예요.
이 집은 저희 부부가 매달 한 번씩 꼭 들르는 쉼터이자,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을 보내는 아지트입니다. 아이들이 방문하거나 부모님, 친구들이 올 때도 늘 함께 찾는 편안한 공간이에요. 집에만 머물러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따뜻하고 아늑한 곳이랍니다.
요세미티 여행,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가족이나 손님이 방문하면 빠질 수 없는 필수 코스는 바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이에요.
하이킹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여행 방식이 확연히 달라지는데요, 하이킹을 즐기신다면 지난번에 소개한 트레일 중 하나를 선택해 한두 코스만 돌아보셔도 충분히 만족하실 거예요.
그 외에도 요세미티 밸리 드라이브, 인디언 문화 박물관, 커리 빌리지 기념품 가게, 메인 빌리지 마켓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들이 가득해요. 저희는 늘 Ahwahnee 호텔을 들르는데요, 운 좋게 레스토랑 예약이 가능하면 꼭 식사를 하고 옵니다. 분위기가 정말 근사해요. 예약은 몇 달 전부터 하시는 게 안전하지만, 시즌이나 행사에 따라 walk-in도 가능하니 미리 체크해보세요. 바에서 칵테일이나 핫초콜릿 한 잔만 마셔도 그 자체로 충분한 경험이 됩니다.
특히 2월 중순 무렵, 해가 질 때쯤 운이 좋으면 Firefall이라 불리는 환상적인 자연 현상도 볼 수 있어요. 해 질 녘 햇살이 El Capitan 절벽의 폭포를 붉게 비추며 마치 불타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는데요,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이기도 합니다.
하이킹은 부담스러우시다구요? 그럴 땐 여기로!
저희 부부처럼 하이킹을 즐기지 않는 분들을 위해 추천하는 곳이 있어요.
바로 Carlon Falls 트레일입니다. 요세미티 입구 전, 공원 외곽에 위치해 있고, 길이 평탄해서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부담이 없어요.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마지막에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지만, 금세 폭포가 나타납니다. 자연속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기 정말 좋아요.
근처에는 Rush Creek Lodge라는 리조트가 있어요. 야외 수영장, 캠프파이어 공간, 레스토랑도 있지만 맛은 살짝 아쉬웠어요. 그래도 저녁무렵 숲 속에서 모닥불 옆에 앉아 있는 그 감성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특별한 추억이에요.
요세미티 가기 전, 마지막 마을 그로브랜드(Groveland)
저희 세컨드홈이 있는 이 마을은 요세미티 가기 전 마지막 터미널 같은 곳이에요.
커다란 마켓, 음식점, 호텔, 테슬라 및 리비안 충전소, 은행 등 필요한 것들이 거의 다 갖춰져 있어요.
저희가 자주 가는 곳은 Iron Door Saloon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살롱인데요, 벽에 박제된 사슴과 엘크, 천장에는 빼곡하게 붙어있는 1달러 지폐들까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셰프가 자주 바뀌지만 블루치즈 버터를 얹은 스테이크나 햄버거는 눈이 확 뜨일만큼 맛있답니다.
또 한 곳, 숨은 명소가 있어요. 바로 Mountain Sage 카페.
숲과 정원이 어우러진 감성적인 공간에서 라벤더 커피나 오렌지 초콜릿 커피 한 잔 마시며, 저는 종종 노트북을 켜고 몇 시간이고 작업을 하곤 해요. 방문 전에는 Yelp로 영업시간을 꼭 확인하세요. 계절에 따라 영업시간이 달라져요.
예쁜 소품 가게도, 숨겨진 보물처럼
그로브랜드 시내에는 Serendipity라는 소품 가게도 있어요.
들어가면 정말 다 사고 싶어질 만큼, 감각적인 소품들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저희의 세컨드홈, 파인 마운틴 레이크 (Pine Mountain Lake) 소개합니다.
그로브랜드 다운타운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 골프장을 지나면 옅은 그린빛의 타운하우스들이 쭉 이어져요.
저희 집은 피클볼 코트 바로 앞, 골프장 옆에 위치하고 있고, 이 골프장은 꽤 유명해서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도 있어요.
공용 수영장도 인접해 있고,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인 The Grill의 음식도 수준급입니다.
저희는 타마호크 스테이크, 햄버거, 아히 튜나 샐러드를 즐겨 먹어요.
야외 테이블에 앉아 푸른 페어웨이를 내려다보며 식사하면… 정말 그 자체가 힐링입니다.
해 질 무렵이면 골프장에 사슴 떼가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니 꼭 구경해보세요.
5월~9월, 파인 마운틴 레이크의 물놀이 시즌
따뜻한 계절에는 호수에서 카약, 페달 보트, 수영, 바비큐, 피크닉까지 모두 가능해요.
수상 스키도 즐길 수 있고, 여름철에는 간이 음식점에서 햄버거나 프렌치프라이도 맛볼 수 있어요.
가을~봄 사이에는 수영은 어렵지만, 카약은 여전히 대여할 수 있어요.
이 호수는 1970년대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로, 현재는 약 3,700개 택지 중 70%가 세컨드홈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해요. 대부분은 베이 에어리어 실리콘밸리 주민들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저녁의 즐거움, 바비큐와 음악, 그리고 게임룸
저녁이 되면 데크에서 바비큐 파티를 엽니다.
부모님이 오셨을 땐 갈비, 친구들이 오면 트라이 팁이나 연어구이 그리고 마늘빵을 굽고요, 무엇을 먹든 늘 환상적인 맛이에요.
음악은 레트로 LP플레이어로 틀어두고, 창문을 살짝 열어 자연의 소리도 함께 즐겨요.
예전 아버지가 젊으셨을 때 좋아하시던 마리오 란자의 LP를 아버지 오셨을 때 틀어드렸던 날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놀이 천국! 아이도 어른도 좋아하는 우리집 게임룸
데크 아래층에는 탁구대 겸 당구대, 푸스볼, 농구 후프, 디스코 조명, 가라오케까지 갖춘 게임룸이 있어요.
소파 베드도 있어서 침실로도 활용 가능하고요,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맨 꼭대기층에는 다락방도 있어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자, 요가와 명상을 위한 조용한 쉼터로도 쓰이고 있어요.
단, 여름에는 에어컨이 없어 너무 더워서 사다리를 닫고 개방하지 않습니다.
요세미티 관광을 계획하시면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연락주세요. https://www.airbnb.com/rooms/29167683?guests=1&adults=1&s=67&unique_share_id=fd92ea59-d8e6-4dc1-bb0e-c89ef663a709
다음 편 예고 – 요세미티 근교 소도시 여행기
이렇게 저희 부부가 요세미티를 어떻게 즐기고, 파인 마운틴의 집에서는 어떻게 쉬는지 소개해드렸어요.
다음 글에서는 소노라, 제임스타운, 콜롬비아 주립 역사공원 등 근교 소도시 이야기를 나눌게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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