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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 - 유럽 여행기

[그리스 여행기 1] 우리 가족의 특별한 생일 여행, 그리스로 가다

by Traveling Kuris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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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테 섬에서 가진 쿠킹 클래스후 가족들과 함께
크레테에서 쿠킹 클래스를 마치고...

 

 

여행의 시작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0세가 되는 저와 70세를 맞는 남편의 생일을 어떻게 기념할까 고민하다가,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남편이나 아이들이 뭘 해주려나?'라며 기대하고 기다리기 보다는 제가 뭐든 계획하고 실행하는 편이에요. ㅎㅎ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긴 여행을 쉽게 떠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매년 봄방학이 있는 4월에 약 3주간 여행을 가는 전통이 생겼죠.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2024년 4월 초로 여행 시기를 정하게 되었어요.

왜 그리스였을까?

행선지는 그리스로 정했지만, 막상 그리스는 저에게 막연한 이미지로만 남아 있던 나라였어요.
현실감보다는 꿈같고 낭만적인 공간이라는 느낌이 더 컸죠.
정보도, 계획도 없는 상태였지만, 그런 막연함이 오히려 더 궁금함을 자극했고,
"이런 기회가 아니면 갈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그리스가 이번 여행지로 결정되었답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웬만한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여행해 봤어요.
늘 유럽을 사랑하지만, 그리스는 한 번도 '다음 목적지'로 떠올린 적이 없었죠.
정보가 많지 않고, 거리도 멀고, 여행 코스를 짜는 것도 복잡하다 보니
그동안은 잘 알고 익숙한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을 주로 선택했거든요.

그럼에도 이번만큼은,
특별한 생일 + 가족 여행 = 로맨틱한 그리스!
라는 공식이 떠올라 바로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냈죠.

“2024년 4월, 우리 가족은 그리스로 여행을 떠납니다. 꼭 일정 비워놔요!”

 

 

그게 2021년 일이에요. 무려 3년 전이었죠.
아이들은 “엄마, 너무 성급한 거 아냐?” 하고 쿡쿡 웃었지만,
저는 진심이었고, 이후 단 한 번도 계획을 바꾸지 않았어요.

 

 

부모님께도 전한 초대장

여행을 좋아하시는 정정하신 부모님께도 바로 소식을 전했어요.

“2024년 4월, 그리스로 떠나요! 건강과 여비, 잘 준비해두세요~”

 

처음엔 설마 했지만, 1년에 한 번씩 리마인드를 해드렸더니
1년 전부터는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더니,
작년 여름부터는 정확한 날짜를 물어보시기까지 하셨어요. 😄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우리 부부는 한미 국제 커플이에요.
남편은 미국인으로, 올해 70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에너지 넘치고 젊어 보여요.
결혼한 지는 12년째, 저는 재혼이고 남편은 초혼입니다.
지금도 가끔은 제가 '사랑에 눈이 먼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콩깍지가 확실하죠~ 😊

저에겐 세 자녀가 있어요:

  • 첫째 아들: 한국에서 직장 생활 중
  • 둘째 딸: 저와 함께 미국에서 사업 중.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한국에서 힘든 시간을 겪은 후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아가는 중
  • 셋째 딸: 싱가포르에서 미국 기업 세일즈포스에 근무 중
  •  

전세계 각지에서 모이는 가족 친지들의 미니 국기들

 

 

한국, 미국, 싱가포르에 흩어져 살아가다 보니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거의 기적에 가깝죠.

게다가 제 남동생 가족은 호주와 뉴질랜드에 사는데, 남동생을 본지 23년이나 된거에요.

이번에 남동생가족도 초대했어요.

그리고 영국에 사는 이태리 사람, 마르코, 이 가족같은 젊은 친구도 생일 축하를 위해 기꺼이 함께 해 주었어요. 
그래서 이 여행은 저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되었답니다.

 

 

우리 가족, 요트 여행 어떨까?

‘와이프에게 이벤트 해주기로 유명한 배우 최수종 씨.’
저는 그분을 볼 때마다, 너무 공감이 됩니다.
아마 저분도 저처럼, 뭘 하면 재미있을까? 뭐가 기쁠까?
이벤트 아이디어가 저절로 머릿속에 퐁퐁 떠오르지 않을까요?

저 역시도 기념일이나 생일처럼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이번엔 뭘 하면 더 기억에 남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힙니다.

MBTI보다는 애니어그램 7번인 제 성향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7번은 열정적이고 재미있는 걸 좋아하고, 늘 뭔가 즐거운 일을 꿈꾸는 사람.
딱 제 얘기죠. 😊

그래서였을까요.
이번 생일은 꼭 뭔가 특별하고 즐거운 걸 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머릿속에 떠오른 게 바로...

 

" 그리스 요트 여행!" 

"아, 이거다!"

당일치기 요트 여행
크레테 섬에서 한 당일치기 요트여행

 

섬나라 그리스, 어디부터 가야 할까?

 

그리스를 여행지로 떠올렸을 때,
머릿속을 맴도는 이미지는 늘 '섬'이었어요.

누군가가 말했던 것 같아요.
“그리스에 가면 꼭 섬에 가야 해요.”

막연하게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지도를 펼쳐보니 섬이 너무 많아서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옥색빛 바다 위를 부드럽게 떠다니는 요트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 순간,
번쩍!
"그래! 요트여행이다!"

 

생각보다 안 비싸네? 가족 단톡방에 바로 문자

 

곧바로 요트 렌트 비용을 검색해봤어요.
그 당시 (4년 전 기준), 하루 임대료가 300~500불 선이더라고요.
요트 가격을 생각하면 너무 저렴한 수준 아닌가요?

그래서 바로 아이들 단톡방에 이렇게 보냈습니다:

 

"우리, 그리스에서 요트 여행하면 어때?

가격도 괜찮고, 십시일반으로 분담해서 섬 몇개 돌면 좋을 것 같지 않아?"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어렵지는 않으니, 이 정도는 다 같이 부담할 수 있겠지 싶은 마음이었죠.

그러고는 혼자 막 들떴습니다.

"와, 내 아이디어, 진짜 근사해!"

"이건 완전 생일 여행 레전드급이야!"

 

그런데... 이미 서양 가족들 사이에선 흔한 일?

 

그런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 하나에 좀 놀랐어요.
막내딸 친구 케일라의 엄마가 60세 생일을 맞아,
가족 모두가 그리스에서 요트 여행을 했다는 거예요.

순전히 제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누가 내 아이디어를 훔쳐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리스에서 요트 렌트가 의외로 흔한 일이었나 봐요.
그러니까 이런 요트 투어 사업이 잘 되는 거겠죠.

크리스티아나 viii 요트

                                                                     제가 예약한 크리스티아나 VIII

요트 사이트에 나온 크리스티아나 viii
요트 운전석

                                                       요트 렌트 사이트에 나온 요트중 가장 큰 배였어요.

 

드디어 예약! 12명이 타는 세일링 요트

결국 저는 제작년 9월, 미리 예약을 마쳤어요.
무려 6개의 캐빈이 달린, 12인용 세일링 요트!
구성원은 이렇습니다:

  • 우리 부부
  • 아들과 여자친구
  • 막내딸과 남자친구
  • 부모님
  • 둘째 딸
  • 제 여동생
  • 뉴질랜드에 사는 남동생 부부

정확히 6쌍, 총 12명이 한 배에 오르게 되었죠.
이 요트는 대형 세일링 요트였고, 가격은 다음과 같았어요:

  • 요트 임대: $3,700
  • 선장(캡틴) 고용: €1,500
  • 기타 식료품 및 부대비용: $300~$400

3년 전 (예약 댱시 기준)보다 요트 가격이 좀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세일링 요트이기 때문에 훨씬 저렴한 축에 속해요.

모터 전용 요트는 캐빈도 적고,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싼 경우가 많거든요.
결정하자마자 전체 비용의 절반을 먼저 입금하고,
그렇게 저희 가족의 그리스 요트 여행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https://bookenrich.com/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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