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르네 샴페인 거리에서 만난 페리에 주에—꽃과 예술이 살아있는 샴페인의 세계로 들어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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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르네 샴페인 거리에서 만난 예술, Perrier-Jouët의 마법 같은 하루
‘에페르네의 샹젤리제 거리’라 불리는 Avenue de Champagne.
우리가 이곳을 걸었던 하루는, 단순한 여행 이상의 시간이었어요.
이 샴페인 거리에는 모엣 샹동, 페리에 쥬에, 그 외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샤토들이 줄지어 서 있고,
지하에는 20억 병이 넘는 샴페인이 잠들어 있다고 하니, 그 무게만으로도 전율이 일어나더군요.
그 중에서도 우리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Perrier-Jouët,
샴페인 그 이상, 예술 그 자체의 샴페인이었습니다.
꽃과 예술, 그리고 사랑에서 시작된 Perrier-Jouët
1811년, 피에르 니콜라 페리에와 아델 주에 부부가 만든 이 샴페인 하우스는 단순한 음료 제조를 넘어,
자연과 예술, 그리고 로맨스를 담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아델은 꽃과 식물, 자연을 사랑했던 사람으로, 이 감성이 1902년 예술가 에밀 갈레에 의해 ‘아르 누보’ 스타일의 병 디자인으로 완성되었죠.
그 유명한 아네모네 꽃 병은 지금도 벨 에포크 라인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 샴페인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에밀 갈레는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르 누보 예술가로,
자연을 모티프로 한 유리 공예로 유명했지요.
그가 디자인한 아네모네 꽃 병은 단순한 병이 아니라,
식물의 생명력과 여성성을 담은 하나의 ‘회화’였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Perrier-Jouët의 병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단순히 술이 담긴 용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자연, 그리고 감정이 깃든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 듭니다.
정원 속 테이스팅, Perrier-Jouët 와인바에서의 한잔
우리는 박물관 대신, 정원 맞은편의 Perrier-Jouët 와인바로 향했어요.
예약 없이도 가능한 이곳의 와인바는 너무나 아름답고 이국적인 분위기였죠.
정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나무 그늘 아래 자그마한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고
각 테이블에는 앙증맞은 유리 화병 속 들꽃 한 송이가 놓여 있었습니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프렌치 재즈 음악과 함께,
그 순간만큼은 이곳이 파리인지, 시골인지, 혹은 영화 속 장면인지 헷갈릴 정도였죠.
샴페인을 한 모금 머금었을 때,
버블이 입 안에서 부드럽게 터지며 퍼지는 향기와 청량함,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건 오래된 정원 속을 산책하던 기억이었습니다.
‘맛’이 아니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샴페인—그게 Perrier-Jouët의 매력이 아닐까요.
햇살 가득한 정원,
푸릇푸릇한 식물들과 예술적인 테이블 세팅,
그리고 잔잔한 음악.
안주 한 접시와 샴페인 한 잔만으로도 완벽한 오후였습니다.
한 병의 샴페인이 이토록 예술적일 수 있다는 것,
그날의 공기와 감정이 아직도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왕실이 사랑한 샴페인, 그리고 나폴레옹의 발자취
19세기에는 영국 왕실, 벨기에 왕실도 즐겼던 페리에 주에.
심지어 나폴레옹도 이 거리와 깊은 인연이 있었습니다.
장 레미 모엣과 만났던 방,
모엣 샹동 셀러를 방문했던 장면이 아직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해요.
우리는 시간 관계상 안타깝게도 보지는 못했지만, 이 샴페인 거리는 ‘유럽의 역사와 기쁨이 함께하는 장소’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죠.
샴페인 거리 여행 팁
- Perrier-Jouët 와인바는 예약 없이도 이용 가능!
- 모엣 샹동 셀러 투어는 사전 예약 필수
- 에페르네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 산책만으로도 충분한 힐링
- 기념품 샵에서 ‘벨 에포크’ 라벨 소장 가능
마무리하며…
Perrier-Jouët는 단순한 샴페인 브랜드가 아닙니다.
꽃과 예술, 사랑과 역사,
그리고 우리가 그날 느낀 특별한 감정까지,
모두를 담고 있었던 하루였죠.
여행 중 마신 수많은 술 중 하나일 수도 있었지만,
그날의 햇살, 정원의 공기, 유리잔 속 황금빛 거품,
그리고 함께 웃던 우리 사이의 따뜻함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뤄, 하나의 완벽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돌아와서도 가끔 그 샴페인의 향이 떠오를 때면
에페르네의 조용한 거리와 예술 같은 오후가 저를 찾아옵니다.
그날의 한 잔은 단순한 테이스팅이 아니라, 우리의 여행에 남겨진 감정의 흔적이었습니다.
그 샴페인 한 병이, 우리의 여행에 예술을 더해주었습니다.
당신도 에페르네의 샴페인 거리에서 그런 하루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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