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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여행 - 와인 추천 & 입문 가이드

에페르네 샴페인 거리에서 만난 예술, Perrier-Jouët의 마법 같은 하루

by Traveling Kuris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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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르네 샴페인 거리에서 만난 페리에 주에—꽃과 예술이 살아있는 샴페인의 세계로 들어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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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르네, 페리에 주에 와인 바 내부, 와인병 데코
에페르네에 위치한 페리에 주에 와인 바 내부

 

에페르네 샴페인 거리에서 만난 예술, Perrier-Jouët의 마법 같은 하루

 
‘에페르네의 샹젤리제 거리’라 불리는 Avenue de Champagne.
우리가 이곳을 걸었던 하루는, 단순한 여행 이상의 시간이었어요.
이 샴페인 거리에는 모엣 샹동, 페리에 쥬에, 그 외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샤토들이 줄지어 서 있고,
지하에는 20억 병이 넘는 샴페인이 잠들어 있다고 하니, 그 무게만으로도 전율이 일어나더군요.
그 중에서도 우리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Perrier-Jouët,
샴페인 그 이상, 예술 그 자체의 샴페인이었습니다.

 

 꽃과 예술, 그리고 사랑에서 시작된 Perrier-Jouët

 
1811년, 피에르 니콜라 페리에와 아델 주에 부부가 만든 이 샴페인 하우스는 단순한 음료 제조를 넘어,
자연과 예술, 그리고 로맨스를 담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아델은 꽃과 식물, 자연을 사랑했던 사람으로, 이 감성이 1902년 예술가 에밀 갈레에 의해 ‘아르 누보’ 스타일의 병 디자인으로 완성되었죠.
그 유명한 아네모네 꽃 병은 지금도 벨 에포크 라인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 샴페인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에밀 갈레는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르 누보 예술가로,  
자연을 모티프로 한 유리 공예로 유명했지요.  
그가 디자인한 아네모네 꽃 병은 단순한 병이 아니라,  
식물의 생명력과 여성성을 담은 하나의 ‘회화’였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Perrier-Jouët의 병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단순히 술이 담긴 용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자연, 그리고 감정이 깃든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이 듭니다.

페리에 주에 와인 바의 입구 정원
와인 바의 정원, 예약없이도 입장이 가능해요.

 

 

 정원 속 테이스팅, Perrier-Jouët 와인바에서의 한잔

 
우리는 박물관 대신, 정원 맞은편의 Perrier-Jouët 와인바로 향했어요.
예약 없이도 가능한 이곳의 와인바는 너무나 아름답고 이국적인 분위기였죠.

정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나무 그늘 아래 자그마한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고  
각 테이블에는 앙증맞은 유리 화병 속 들꽃 한 송이가 놓여 있었습니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프렌치 재즈 음악과 함께,  
그 순간만큼은 이곳이 파리인지, 시골인지, 혹은 영화 속 장면인지 헷갈릴 정도였죠.

샴페인을 한 모금 머금었을 때,  
버블이 입 안에서 부드럽게 터지며 퍼지는 향기와 청량함,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건 오래된 정원 속을 산책하던 기억이었습니다.  
‘맛’이 아니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샴페인—그게 Perrier-Jouët의 매력이 아닐까요.

햇살 가득한 정원,
푸릇푸릇한 식물들과 예술적인 테이블 세팅,
그리고 잔잔한 음악.
안주 한 접시와 샴페인 한 잔만으로도 완벽한 오후였습니다.
한 병의 샴페인이 이토록 예술적일 수 있다는 것,
그날의 공기와 감정이 아직도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페리에 주에의 창업자 부부 사진
페리에 주에 부부의 사진

왕실이 사랑한 샴페인, 그리고 나폴레옹의 발자취

 
19세기에는 영국 왕실, 벨기에 왕실도 즐겼던 페리에 주에.
심지어 나폴레옹도 이 거리와 깊은 인연이 있었습니다.
장 레미 모엣과 만났던 방,
모엣 샹동 셀러를 방문했던 장면이 아직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해요.
우리는 시간 관계상 안타깝게도 보지는 못했지만, 이 샴페인 거리는 ‘유럽의 역사와 기쁨이 함께하는 장소’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죠.

 

 

 샴페인 거리 여행 팁

  • Perrier-Jouët 와인바는 예약 없이도 이용 가능!
  • 모엣 샹동 셀러 투어는 사전 예약 필수
  • 에페르네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 산책만으로도 충분한 힐링
  • 기념품 샵에서 ‘벨 에포크’ 라벨 소장 가능

 

이날 와인 바 정원에서 마신 페리에 주에 샴페인 한잔
이날 정원에서 간단한 안주와 함께 마신 페리에 주에 샴페인 한잔. 잔도 예쁘죠? 시중에서 잔만 따로 팔아서 저희도 몇개 구비하고 있어요. 작지만 예뻐서 자주 애용합니다.

 

 

 

마무리하며…

 
Perrier-Jouët는 단순한 샴페인 브랜드가 아닙니다.
꽃과 예술, 사랑과 역사,
그리고 우리가 그날 느낀 특별한 감정까지,
모두를 담고 있었던 하루였죠.

 

여행 중 마신 수많은 술 중 하나일 수도 있었지만,  
그날의 햇살, 정원의 공기, 유리잔 속 황금빛 거품,  
그리고 함께 웃던 우리 사이의 따뜻함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뤄, 하나의 완벽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돌아와서도 가끔 그 샴페인의 향이 떠오를 때면  
에페르네의 조용한 거리와 예술 같은 오후가 저를 찾아옵니다.  
그날의 한 잔은 단순한 테이스팅이 아니라, 우리의 여행에 남겨진 감정의 흔적이었습니다.

그 샴페인 한 병이, 우리의 여행에 예술을 더해주었습니다.
당신도 에페르네의 샴페인 거리에서 그런 하루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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